파타

어린 시절 조용하고 자신만의 세계를 가졌던 나는 최근 배우 문가영의 책 '파타'를 구매했다. '파타'는 문가영의 또 다른 자아로, 어린 시절 나의 노트 속에 있던 이름 모를 아이를 떠올리게 하며, 사람들에게 보이는 나와 진짜 나 사이의 갈등을 이해하고 위로해주는 친구 같은 존재다. 책을 처음 펼쳤을 때는 하드커버와 초현실주의 그림이 있는 표지에 비해 내부의 많은 여백으로 기만당한 느낌이었지만, 읽다 보니 비유와 표현력이 뛰어나고 심오하면서도 쉽게 읽히는 책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문가영의 내면을 향한 관찰이 돋보이며 어린 시절의 에피소드를 독특한 관점으로 표현하고 있는 이 책은 감성과 이성이 적절히 섞여 있다. 드라마 '사랑의 이해'를 보게 된 후 문가영의 산문집 '파타'를 읽기 시작하면서, 그녀의 유년 시절과 독서에 대한 이야기가 내 어린 시절과 겹쳐지는 경험을 했다. '파타'는 문가영의 진짜 이야기와 상상이 뒤섞인 독특한 구성으로, 1부는 산문, 2부는 단상, 부록에는 육아일기와 어린 시절 사진이 포함되어 있어 문가영의 예술적 감각을 느낄 수 있었고, 오랜만에 마음에 드는 에세이를 만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