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의 수도 리스본은 ‘유럽’하면 떠오르는 도시 가운데 먼저 언급되는 이름이 아니다. 하지만 유럽에서 인기 있는 여행지로 꼽힌다. 매년 관광객 2,500만 명이 포르투갈을 찾는데, 이는 나라 인구의 두 배에 달한다. 리스본은 과거 스페인과 함께 바다 위를 호령했던 대항해 시대의 유산과 몇 차례 재난을 겪으며 스러져간 아픔의 흔적도 공존하는 곳이다. 이베리아반도 끝자락에 위치해 오래 전부터 서쪽의 서쪽, ‘세상의 끝’으로 불렸다. 그것은 곧 새
...로운 세계로 가는 관문, 또 다른 시작을 의미했다. 안팎으로 여러 변화를 겪은 이 도시에 잘 어울리는 수식이다. 이 책 『첫, 리스본』은 지은이만의 독특한 감수성으로 이곳 사람들이 지나온 시간을 촘촘히 메우고 있다.
이 책은 햇살에 반짝이는 흰 벽과 타일을 닮았다. 책 안쪽은 푸른빛으로 넘실댄다. 리스본을 생각할 때 붉은 지붕과 노을을 먼저 떠올리는 사람도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