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감독은 영화를 만들면서 울었고, 관객은 영화를 보면서 울었다. 하지만 극장을 나서면서 가슴은 웅장해진다.
영화 ‘건국전쟁’을 만들면서 왜 그렇게 눈물이 났는지 모르겠다. 어림잡아 열 번 정도는 편집을 하다 눈물을 닦았다. 1899년 혹한의 지옥 같은 한성 감옥에 갇혀 왕정을 부정했다는 대역죄인의 누명으로 수감 생활을 하면서도 손에서 책을 놓지 않았던 청년 이승만. 그는 실제로 감옥에서 도서관을 만들고 영한사전을 집필하기도 했다. 그가 감
...옥에 있을 때 콜레라가 창궐해 많은 사람들이 죽음을 맞이할 때도 그는 힘없고 약한 자들을 위로하며 병자들의 곁을 지켰다. 감옥에서 선교사들이 찍은 기념사진 속에는 밧줄로 몸이 칭칭 감겨 있어도 표정만은 환하게 웃고 있는 청년 이승만의 모습이 간직되어 있다. 그 순수한 눈빛에 그만 나도 모르게 감동을 받아 눈물이 흘러내렸다. (중략)
마지막으로 카메라와 스크린 뒤에서 늘 부족함 많은 감독을 격려하고 지치고 쓰러질 때마다 든든한 어깨가 되어준, ‘건국전쟁’의 프로듀서이자 아내인 임수영에게 이 책을 바친다.
2024년 2월 26일
하남의 미사 강변 작은 오피스텔에서
감독 김덕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