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시대 또는 어떤 국민이 어떠한 신을 신으로 삼고 무엇을 신성으로 사고하는가는 그 시대의 문화나 국민의 운명을 결정하는 것이다. (…중략…) 참된[진정한] 신이 발견되지 않는 한, 인간이나 민족 혹은 국가의 신성화는 끊이지 않을 것이다.”
1958년 개정판을 발간한 난바라 시게루의 저서, ?국가와 종교?는 이와 같은 문장으로 목적의식을 분명히 한다. 이 책은 플라톤과 칸트를 중심으로 서구 정신사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던 정치철학을 되짚어
...이것이 서구 국가의 성립에 어떤 영향을 주었으며 또 근대에 이르러 어떤 ‘비정신화’된 위기를 맞았는지를 고찰한다.
제2차 세계대전 중 초판을, 전후 패전국 지식인으로서 개정판과 3판을 간행하며 저자는 ‘진정한 신의 발견’ 대對 ‘인간ㆍ민족ㆍ국가의 신성화’라는 적대의 구도를 설정하고 신적인 것과 정치 간의 관계양태들을 세밀하게 추적한다. 이는 격동의 시기, 서구는 물론이요 전 세계를 휩쓸었던 맑시즘과 나치즘이라는 현상을 분석하는 동시에 ‘신’을 잃은 나라 일본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하려는 시도였다.